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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 계약서 (pre-marital/pre-nuptial agreem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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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변호사 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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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기 전에 결혼 자체 혹은 이혼 시 상황에 대해 미리 계약을 하는 “혼전 계약서 (pre-nuptial agreement)”는 더 이상 유명 연예인들 사이에서만 있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혼전 계약서 작성을 위해 로펌을 찾는 커플들을 보면 재산이 많다기 보다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커플들이 많습니다. 더구나 많은 이혼 케이스를 다루어 본 변호사 입장에서 그리고 이혼이 점점 흔해지고 있는 세태를 고려해보면, 발생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해 미리 약속을 하는 혼전 계약서는 오히려 현명한 대처로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혼전 계약서는 일반적으로 이혼시 재산 분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주요 내용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혼전 계약서에서 다룰 수 있는 내용은 광범위 합니다. 자녀의 양육권이나 양육 보조금 (child support)에 대한 내용, 결혼 생활을 하면서 집안 일은 어떻게 할지, 시댁과 친정에 대한 재정 지원은 어떻게 할지, 심지어는 어느 한 쪽이 먼저 죽게 되는 경우 다른 쪽이 유언장에 반드시 포함해야 되는 내용을 다루기도 합니다. 자녀의 양육권이나 양육보조금의 경우, 주마다 주법으로 제한을 가하기 때문에 혼전 계약서의 내용이 주법과 상충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법원은 혼전 계약서의 내용을 보고 내용이 아이의 이익에 반한다고 판단된다면 주법의 손을 들어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혼전 계약서의 내용은 계약서로서 존중됩니다.
혼전 계약서의 경우, 커플이 계약서를 썼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법적으로 유효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혼전 계약서가 법적 효과를 가지기 위해서는 해당 계약서가 압력, 위조, 사기를 통해 작성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해야합니다. 차후 혼전 계약서가 유효한지에 대해 법정 시비가 붙는 경우, 법원은 커플이 각각 변호사를 선임하여 내용을 검토하고 법적인 자문을 받았는지, 또한 어느 한 쪽의 재정이나 법적 지식이 다른 쪽보다 높아서 혼전 계약서 작성 시 우위에 있지는 않았는지 여부 등을 고려합니다. 또한, 커플 각각이 혼전 계약서가 없었을 경우 적용되었을 주법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여부도 중요한 판단 요소들 중에 하나입니다. 따라서, 혼전 계약서의 경우 커플이 각각 변호사를 선임하여 계약서를 작성 검토한다거나 한 명의 변호사를 선임하더라도 차후 법적 논쟁이 없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혼전 계약서에 포함되는 많은 내용들 중, 이혼 시 재산 분할에 대한 부분은 특히 예민하게 고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유효성에 가장 많은 시비가 붙는 것도 재산 분할에 대한 부분입니다. 법원에서 해당 재산 분할 조항이 유효한지 여부를 결정하는데는 크게 두 가지를 고려합니다. 첫째, 재산 분할 조항이 만들어 졌을 당시 그 내용이 커플에게 공평하고 합당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이혼을 하는 시점에서 봤을 때 부당하지는 않은지 입니다. 예를 들어, 커플 중 한 쪽이 혼전 계약서 작성 당시 주요 자산에 대해 숨기거나 법에 대해 다른 쪽에 비해 압도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고 다른 쪽은 변호사조차 없었던 경우, 법원은 재산 분할 조항이 만들어졌을 당시 상황이 커플에게 불공평했다고 결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혼전 계약서 작성시 이러한 점들을 미리 고려하여 작성을 해야 차후 무효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혼전 계약서도 계약서의 일종이기 때문에 모든 계약서에 적용되는 법적 요건들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혼전 계약서도 다른 계약서들과 동일하게 구두계약은 인정이 되지 않으며 모든 내용은 서면화 하고 커플 둘 다 사인을 해야합니다. 또한, 혼전 계약서는 “결혼 함”을 조건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결혼을 결국 하지 않고 헤어지는 경우 계약서는 무효가 됩니다.
많은 커플들이 서로의 만남은 운명이며 헤어짐은 없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운명적인 만남의 결론은 아이러니하게도 법적인 계약인 “결혼”이며 다른 계약들과 마찬가지로 깨질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경제적인 계약인 “동업 (partnership)”을 시작할 때는 사업이 망하거나 동업이 파기되는 경우를 고려하여 동업계약서(partnership agreement)를 작성하는 것을 당연시 합니다. 하지만 평생이 걸린 법적 계약, “결혼”,을 할 때는 그 계약이 깨질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오히려 그러한 상황을 고려하는 것을 금기시 합니다. “동업”과는 달리 “결혼”이라는 계약이 깨졌을 때 커플은 이성적이기 보다 감성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많은 이혼 소송에서 양 측의 불합리한 요구나 터무니 없는 고집으로 양 측 모두 손해를 보는 경우가 흔합니다. 물론, 수익이 일차적 목표인 사업과 평생을 약속하는 결혼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둘 다 법적인 계약임을 고려할 때, 계약 파기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해 양측이 이성적인 상태로 고려하고 상의하는 것은 실보다는 득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혼전 계약서 관련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email protected]으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컬럼 주제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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